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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 기념사

  • 작성자 : 연설문관리자
  • 등록일 : 2018.07.27
  • 조회수 : 2900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 기념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6·25전쟁에 참전하신 국내외 용사를 비롯한 귀빈 여러분, 오늘은 6·25전쟁이 정전된 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정해 유엔군의 참전을 기억하며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먼저, 생명을 바쳐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 주신 유엔군 전몰장병과 호국열사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해외에서 이 자리에까지 와주신 유엔군 참전용사와 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국군 참전용사와 참전국 외교사절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에는 대한민국의 훈장을 받으신 유엔군 참전용사와 그 가족도 오셨습니다. 태극무공훈장이 추서되신 필리핀의 故 콘라도 디 얍 대위께서는 전차중대장으로 참전해 연천 율동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우셨지만, 부하들을 구하시다가 전사하셨습니다. 숨을 거두시기 전에 전우들에게 남기신 “항상 충실하라”는 유언은 필리핀 전차부대의 지침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국민훈장을 받으신 브라이언 패릿 예비역 준장께서는 영국 육군 낙하산부대원으로 참전하셨습니다. 귀국 후에는 참전용사들의 복지를 살피시고, 참전의 경험과 한국의 문화를 책으로 집필해 세상에 알리셨습니다. 패릿 준장께서 참전을 위해 부산항에 도착하시던 그 날, 저는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준장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에 대한민국은 급히 구조를 요청했고, 유엔은 그에 부응했습니다.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창설된 유엔의 첫 파병이었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터키, 호주,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그리스, 뉴질랜드, 에티오피아, 벨기에,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룩셈부르크 등 16개 나라 용사들이 이름도 위치도 몰랐던 한반도에 오셨습니다.
 
용사들은 예전에 겪지 못한 무더위와 혹한을 견디며 포화 속에 몸을 던지셨습니다. 용사들은 죽음을 불사하며 전선에 뛰어드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야전병원을 지어 부상자를 치료하고, 보육원을 세워 전쟁고아를 보살피는 등,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흥남부두에서는 군함에서 무기를 내리고, 열흘 동안 10만 명이 넘는 북한 피란민을 남쪽으로 탈출시켜 주셨습니다. 흥남부두의 피란민 가운데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부모님도 계셨습니다.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는 결코 잊지 못합니다. 전쟁 3년 동안 연인원 195만 8천 명의 용사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셨습니다. 그 가운데 3만 8천 명이 목숨을 잃으셨고, 1만 명 가까이 실종되거나 포로로 잡히셨습니다. 그리고 10만 3천 명은 다친 몸으로 귀향하셨습니다.
 
살아 계시는 용사들도 대한민국을 ‘제2의 조국’으로 여기시며, 다시 찾곤 하십니다. 전장의 기억을 간직하시며, 먼저 떠나신 전우들을 그리워하십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옛 전우들 곁에 묻어달라고 말씀하십니다.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역사에 기록하고 세상에 더 널리 알리겠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이 한국에 모시고, 먼 길을 오시기 어려운 분들은 저희들이 찾아가 감사를 전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후손들과 교류를 계속하며, 장학사업 등도 이어가겠습니다. 6·25전쟁 발발 70주년인 2020년에는 나라 안팎에서 6·25전쟁의 의미를 더 깊이 새기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
 
북한에서 전사하신 미군 유해의 일부가 곧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비무장지대에 묻힌 6·25 참전용사 유해의 발굴도 머지않아 시작될 전망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고국으로 보내드리는 일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6·25전쟁에 의료 인력을 보내거나 물자를 지원한 나라까지 합치면 63개국이나 됩니다. 이들 우방은 전쟁 초기부터 전후 복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도와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우방들의 은혜를 기억하며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 기여할 것입니다.
 
오늘은 정전협정 65주년입니다. 6·25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멎어 있습니다. 남과 북은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멈춘 채로 수도 없이 충돌하며 65년을 살았습니다.
 
이제 남과 북은 의심과 대결의 과거를 끝내고,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시작해야 합니다. 남과 북은 올해 두 차례의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 화해와 협력으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은 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런 바탕 위에서 이제는 ‘정전’을 넘어 ‘종전’을 선언하자는 논의가 오가고 있습니다. 화해와 협력의 미래로 가는 길이 더 넓게, 더 탄탄하게 열리기를 바랍니다. 그런 노력을 정부는 계속할 것입니다.
 
정전협정 이후 65년.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혈기 넘치던 청년 용사들은 이미 세상을 뜨셨거나 노년이 되셨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평화를 정착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지난 65년은 기적이었습니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기적처럼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기적의 터전을 참전용사 여러분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평화정착의 기적을 이루려 합니다. 평화정착으로 가는 길에 참전용사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유엔군 전몰장병을 비롯해서 먼저 떠나신 모든 국내외 참전용사들께서도 하늘에서 한반도 평화의 기적을 도와주시리라 믿습니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습니다. 지혜와 용기가 쌓여야 기적은 옵니다. 땀과 눈물이 고여야 기적은 옵니다. 그 길을 정부는 꾸준히 걷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첨부: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 기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