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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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의료지원단 참전 기념사 (전쟁기념관)
존경하는 스테판 뢰벤 총리님, 스웨덴 의료지원단 참전기념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야콥 할그렌 대사님과 중립국감독위원회 대표단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쉽게도, 한국전쟁 당시에 활동하신 스웨덴 의료지원단의 영웅들은 아무도 여기에 오지 못하셨습니다. 지원단 1,120명 가운데 50여 명만 생존해 계시지만, 그분들도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으십니다. 안타깝습니다.
그분들 가운데 롤란드 프리드 씨는 지금도 집에 태극기를 걸어놓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발전을 기원하신다고 합니다. 재작년에 돌아가신 셔스틴 요나손 씨는 모든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면서 그 일부를 한국과의 협력에 쓰도록 당부하셨습니다. 의료지원 요원들의 한국을 향한 사랑과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전쟁 기간 동안 스웨덴 의료지원단은 위대한 일을 하셨습니다. 충수염을 앓던 세 살 아기는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폐결핵으로 사경을 헤매던 열여섯 살 소녀는 살아났습니다. 다리 골수염을 치료받은 소년은 배구선수로 성장했습니다. 병원에서 심부름하던 소년은 외과 의사가 됐습니다.
그분들이 여기에 오셨습니다. 스웨덴의 은인들은 오지 못하셨지만, 도움을 받고 성장한 한국민들은 여기에 모였습니다. 그런 한국민 여러분은 스웨덴 의료진의 인간애를 증명하십니다. 여러분은 한국과 스웨덴을 사랑으로 잇는 교량이십니다.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스웨덴 의료진의 국경을 넘은 사랑은 69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의료진은 스웨덴을 출발한 군함을 한 달 넘게 타고 1950년 9월 23일 부산항에 내렸습니다. 의료진은 적십자사 깃발을 올리고 부상병을 치료했습니다. 젊은 의사와 간호사들은 유엔군, 적군, 포로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2년 7개월 동안 그들은 2만5천여 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지고 유엔군이 떠났지만, 스웨덴 의료지원단은 부산에 남아 피난민과 시민들을 진료했습니다. 몇 년 뒤 적십자사가 철수했어도, 일부 의료진은 여전히 남아 결핵 퇴치에 나섰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스웨덴 의료지원단의 도움을 받은 우리 국민은 군인을 포함해 200만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1958년 스웨덴은 노르웨이, 덴마크와 함께 서울에 국립의료원을 세우고 10년 동안 2,800여 명의 한국 의료진을 양성했습니다.
스웨덴 의료지원단은 의료지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에 와서 가장 늦게까지 머무셨습니다. 귀국 후에도 평생 한국을 기억하며 사셨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여러분께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6개국 의료지원단과 16개국 파병 용사들의 염원대로 한국은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났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어렵지만 평화의 길을 찾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마침내 오늘의 한국으로 발전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스웨덴을 ‘세계의 양심’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스웨덴은 오래전부터 남북한과 미국 사이의 가교로 공헌해왔습니다. 남북한 모두와 수교하고, 서방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평양에 대사관을 열었습니다. 올해는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원국으로서 북한과 미국 정상의 판문점 면담을 도왔습니다. 스톡홀름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열도록 주선했습니다. 평화를 향한 스웨덴의 양심과 공헌은 한국과 세계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저도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내년은 한국전쟁 발발과 스웨덴 의료지원단 파견 70주년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 전쟁을 기억하고 스웨덴을 포함한 지원국들에 감사하도록 70주년을 기념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증진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의 그런 노력을 스웨덴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변함없이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스웨덴 의료지원단의 활동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드신 라스 프리스크 스웨덴군 영화재단 이사장께 감사드립니다. 함께해주신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님, 정기현 국립의료원장님, 이상철 전쟁기념관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첨부: 스웨덴 의료지원단 참전 기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