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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실


2021. 6. 10(목) 10:00 -

제34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기념사(민주인권기념관)



(공식기념사를 하기 전에, 

잠시 소회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선 스님을 비롯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여러 관계자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분 한 분, 

얼굴을 뵙기에, 이름을 부르기에도 목이 메이는 

우리 선배들, 또 여러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눈물)


그 많은 선배들이 비명을 질렀던 이곳 남영동이, 

또, 종철이가 갔던 이 남영동이, 

드디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눈물)

죄송합니다.


그 오랜 어려움을 넘어서... 마침내 이 자리에서 

민주와 인권을 자신의 존립 목적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가 

민주인권기념관의 오늘 첫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여러 선배님들, 또 앞서가신 많은 분들게 

감사드리고, 유가족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겨우 살아남은 자들의 도리를 

조금씩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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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기념사)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정부포상 서훈자 여러분, 유가족 여러분,


34년 전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가슴에 품고

거리로, 광장으로, 나섰습니다.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응축된 

시민의 힘으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고 부르짖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국민이 이겼습니다. 


그로부터 서른네 해가 지났습니다.

뜨거웠던 6월 정신은, 촛불로 계승되고 역사를 전진시켰습니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그 빛을 발하며 

전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 공동체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거가 있습니다.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많은 죽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국가폭력에 입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분들도 계십니다.


오랜 세월을 참고 견디며, 완전한 명예회복의 날만을 기다린 분들의 

그 응어리진 가슴을 이제는 풀어드려야 합니다.


지난해 바로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신 분들께 

처음으로 정부포상을 수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가 대통령님을 대신하여, 

해외에서 우리 민주화운동을 지원하신 세 분을 포함해 

모두 스물아홉 분께 새로이 정부포상을 드렸습니다.


- 2 -

그 한분 한분의 귀한 이름을 깊은 존경과 감사를 담아 불러보겠습니다. 


여러분, 이 장면을, 우리 한열이 장례식을 치르던 

그해 7월, 막 감옥에서 나오셨던 문익환 목사님께서 부르셨던 

그 절규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십시오.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친 고(故) 계훈제 선생님

91년 5월 투쟁을 열어젖힌 고(故) 강경대 열사

부마민주항쟁의 주역 고(故) 고호석 선생님

유신정권을 무너뜨린 노동운동의 불꽃 고(故) 김경숙 열사

따뜻한 민주주의자 고(故) 김근태 의장님

독재정권의 사형 구형을 영광으로 받아들이신 고(故) 김병곤 부의장님

서슬 퍼런 유신독재에 온몸으로 항거하신 고(故) 김상진 열사

경남 민주화운동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고(故) 김영식 신부님

5월 광주의 죽음과 아픔을 세상에 알리려 했던 고(故) 김의기 열사 

구속자가족협의회의 영원한 총무이셨던 고(故) 김한림 선생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고(故) 나병식 선생님

5.18민주화운동의 지도자 고(故) 명노근 교수님

5.18민주화운동의 횃불을 밝혔던 고(故) 박관현 열사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빛이 된 고(故) 박래전 열사

노동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싸운 고(故) 박영진 열사

독재정권에 맞서 사람됨의 교육을 지켜내신 고(故) 성래운 교수님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외쳤던 고(故) 조성만 열사

민중불교운동의 기수이셨던 고(故) 여익구 선생님

참교육 운동의 주춧돌이 되어주셨던 고(故) 유상덕 선생님

유신독재가 진정으로 두려워한 종교지도자 고(故) 윤반웅 목사님

참교육 운동의 뿌리를 내려주셨던 고(故) 이목 선생님

일평생을 농민의 벗으로 사셨던 고(故) 정광훈 의장님

참언론인의 표상이 되어 주신 고(故) 정태기 선생님

언제나 당당했던 5월 광주의 청년 고(故) 표정두 열사

민주주의와 결혼한 맑은 영혼 고(故) 홍성엽 선생님

일본에서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알리고 지지해주신 

고(故) 나카지마 마사아키 목사님, 화가 도미야마 다에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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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의 도시빈민 운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고(故) 조지 토드 목사님.

2.18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백진호 부의장님


오늘 코로나19로 서훈자 가족 모두를 모시지는 못했습니다.

정부포상을 수상하신 모든 분과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번 올려 드립니다.

(고개 숙여 인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정부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어떤 분들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후손들에게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조금 후면, 그 약속과 다짐의 상징인 

‘민주인권기념관’이 첫 삽을 뜨게 됩니다.


민주인권기념관은 고난의 역사를 함께 헤쳐온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입니다.


민주인권기념관은, 국민 누구나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를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는, 

민주화운동의 산 교육장이 되어야 합니다.


어두운 세월 국가폭력의 상징이었던 이곳 ‘남영동 대공분실’ 현장을, 

새롭게 민주주의와 인권의 성지로 조성하는 뜻깊은 사업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비롯한 정부의 모든 부처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임해주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웠습니다. 


독재와 불의에 맞서는 그 불굴의 용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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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향한 연대와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향한 그 깊은 애정과 넉넉한 포용 속에서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는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더 나은 길을 함께 찾는 아름다운 여정입니다. 

우리는 더 많은 국민이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부지런히 묻고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더욱 확장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우리의 삶에서 실천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6·10민주항쟁 34주년을 맞아, 참다운 민주주의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한 그 길에, 우리 국민 모두가 나섭시다.


이웃에 대한 연대와 사랑 위에서 오늘의 이 위기를 우리 공동체가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갑시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반드시 지켜냅시다.


정부는 늘 위대한 국민의 편에 서서 함께 걷도록 하겠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그 무겁고, 힘든 짐을 메고 

여기까지 오신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라는 이 귀한 가치에 우리 모두 함께하여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만들어주실 것을 

여러분 모두에게,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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