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8. 14(일)
남북당국대표단 환영 만찬
만 찬 사
존경하는 김기남 단장을 비롯한 북측 당국 대표단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내빈 여러분!
내일은 광복 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런 뜻깊은 날을 맞이하여 ‘8.15 공동행사’ 참석차 서울에 오신 북측 대표단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사람 나이 60이면 이순이라고 하는데 광복 6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남북관계에 있어 유난히 좋은 일이 많고 앞으로도 순리대로 풀려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난번 평양에서 있었던 6.15 민족대축전 행사에 이어 15차 장관급 회담을 통해 남북 교류와 협력에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또한 6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곧 회담이 재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일 우리 민족 공통의 큰 행사인 광복절을 남북의 당국과 민간 대표단, 그리고 해외동포들이 함께 경축하게 되었습니다.
일제가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빼앗은 을사늑약 100주년, 그로부터 광복된지 60주년, 그리고 6.15 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맞은 올해에 남과 북이 함께 광복절 행사를 치르게 된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입니다.
저는 이런 일들이 앞으로 남북관계가 순리에 따라 평화와 번영을 향해 순항해 가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빈 여러분!
8.15 광복절은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지배의 사슬에서 해방된 기쁜 날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조국 분단이라는 비극의 씨앗이 뿌려진 날이기도 합니다.
1945년 그날, 우리 민족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힘을 가지지 못했기에 반세기 이상 분단의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가족이 생이별하는 아픔을 겪었고 6.25 전쟁을 치렀으며 민족사가 올곧게 뻗어나가지 못하고 왜곡되고 말았습니다.
역사는 미래를 바라보는 거울이 될 때 살아있는 역사가 됩니다.
남북 당국대표단 여러분!
내일 이산가족들의 화상상봉이 있습니다.
비록 살을 맞대고 부비지는 못하지만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서로의 얼굴을 보고 서로의 음성을 확인할 것입니다.
그리고 상봉 당사자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남북과 해외의 동포들도 뜨거운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그 눈물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분단의 잔재를 말끔히 씻어버립시다.
우리 모두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마음의 빗장을 열고 광복을 기뻐하는 함성을 지르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맞이합시다.
지난 20세기는 식민지배와 민족분단의 역사였습니다. 이제 새로운 21세기에는 선진강국과 민족통일의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60주년을 맞은 광복절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이번 8.15 공동행사가 남북한 주민과 해외동포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는 뜻깊은 행사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건배할 것을 제의합니다.
건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