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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역대 연설문․메시지

한국사회과학협의회 정책포럼 개회식 축사

  • 작성자 : 이무윤
  • 등록일 : 2010.06.01
  • 조회수 : 2107
존경하는 이종원 한국사회과학협의회 회장님, 김세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회장님, 한국사회과학협의회 이사님,
소속 학회 회장님, 심포지엄의 사회와 발제 및 토론을 맡아 주실 참가자 여러분, 그리고 바쁘신 시간 중에도 자리를
함께 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무총리 정운찬입니다.

작년까지 몸 담았던 사회과학협의회에 다시 와서 그동안 못 뵈었던 정다운 얼굴들을 다시 보니, 마치 친정집에 온 것
처럼 푸근한 마음입니다. 저는 한국사회과학협의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으로「사회갈등의 진단과 갈등관리
시스템 구축방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우리사회를 둘러싼 각종 갈등을 진단하고 이를 현명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문제는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저는 지난 8개월 동안 국무총리로 일하면서 공공정책을 둘러싼 사회갈등의 골이 생각보다 더
깊고, 이러한 갈등을 잘 관리하는 것이 국가정책 성공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매일 매일 절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 사회의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용산사태나 세종시 문제, 그리고 올해의 가장 큰 사건인 천안함 피격사건은
모두 우리 사회에서 서로 다른 견해가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고 관리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이 시급
하게 마련되어야 함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
에서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고 이해관계 역시 같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다양성은 어쩌면
건강한 사회의 특징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양성의 표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견해가 적절한 방식
으로 표출될 경우 그 견해 차이는 사회의 획일화를 방지하고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구성원 간의 견해 차이가 사회적 갈등의 심화로 방치될 경우 그 사회는 분열과 대립의 함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작년에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OECD 회원국 중 4위로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며, GDP의 27%가 사회갈등 비용으로 지불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사회적 자본지수는 OECD 회원국 중
22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즉, 우리 사회의 갈등관리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취약한 갈등관리 수준을 높이고 사회적
자본을 확충해야 우리는 비로소 품격 있는 선진일류국가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갈등을 체계적으로 관리
하기 위해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여러 가지 공공정책을 수립하기 전에 예상되는 갈등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조정하여 갈등의 억압이 아니라 갈등의 해결을 통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을 추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갈등당사자의 인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겠다는 조급함이나, 무조건 밀어부쳐야
이긴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와 협상,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똘레랑스(tolerance; 관용) 수준이 조금 더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지난주에 발표된 IMD 국가경쟁력 평가를 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국인 58개국 중 23위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앞으로 효과적인 갈등관리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우리의 국가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 틀림
없습니다. 사회갈등은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치하면 사회분열과 국력 낭비를 가져오지만, 제대로
관리하면 국가발전의 에너지로 승화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사회과학협의회와 경제· 인문사회연구회가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연구와 경험을 통해 효과적인 갈등관리
방안의 도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늘 토론에서 전문가 여러분이 ‘양날의 칼’을 사람을 살리는 ‘활인
(活人)의 칼’로 변모시킬 수 있는 지혜로운 방안들을 찾아주시기를 바랍니다.

한국사회과학협의회의 무궁한 발전과 참석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