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menu
 
 

국무총리

역대 연설문․메시지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기조연설

  • 작성자 : 이무윤
  • 등록일 : 2010.06.11
  • 조회수 : 5376
한국금융학회 선우석호 회장님과 역대 회장님, 학술대회 참석자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동안 회원으로, 그리고 또 회장으로 몸담았던 한국금융학회에 와서 그동안 적조했던 분들을 다시 뵈니, 마치 고향
집을 찾은 것처럼 푸근한 마음입니다.

한국금융학회가 ‘G20 핵심 금융과제 대토론’을 학술대회 주제로 삼은 것을 매우 시의 적절하게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금융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이번에는
남유럽발 재정위기의 가능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이들 금융위기는 지난 2000년대 중반의 금융호황기에 우리가 잊고 지냈던 절제와 신중함이 금융산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를 새삼스럽게 일깨워주는 사례입니다. 이런 반성은 최근 G20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 금융
규제 체계의 개편 논의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기자본 비율만 규제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규제 완화적 발상 대신, 전통적인 비율규제나 행위규제의 도입이
다시 검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금융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과 경제의 각 부문이 제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은행은 은행다워야 하고 금융투자회사와 보험회사 역시 그래야 합니다. 금융은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본분의 역할 또한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실물경제 지원과정을 통해 경제내 효율적인 부문과 비효율적인 부문을 선별해 내야만 경제 전반의 효율성이 제고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융이 유행에 휩쓸리고, 신중함보다는 과감함에서 이윤의 원천을 찾고 내실보다는 외형경쟁에만
몰입하면 금융산업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폐해가 초래되는
것을 이미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불행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종사자·금융당국·통화 당국 3자가 모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금융회사 종사자에게는 적절한 유인체계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단기 성과지향적 유인체계는 부분적으로 태만을
방지할 수는 있지만, 자칫하면 지나친 위험 추구 행위로 인해 금융회사의 부실은 물론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정성
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금융감독의 일차적인 목적이 금융산업의 건전성 제고와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자칫 금융감독을 산업정책의 수단으로 쓰거나, 금융산업의 건전성만을 중시하여 금융소비자 보호를 등한시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통화당국은 무엇보다 거시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유의해야 합니다. 통화정책의 목표를 물가안정으로 한정한
것은 통화정책을 다른 목적에 사용하지 말고 경제의 총체적인 안정을 위해 사용하라는 데 그 뜻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이나 통화당국에는 적절한 범위 내에서 자율성이 허용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금융당국과 통화
당국은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더하 여 국제적인 협력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국제 금융위기에서 잘 나타났듯이 국경이 더 이상 커다란 의미를 가지지 못할 정도로 전 세계의 금융시장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국제 결제통화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로는 보기 드물게 완전하게 개방된
자본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외의 금융여건이 조금만 변해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부침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만 우리나라만의 일방적인 규제는 자칫 규제차익의 문제를 초래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G20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조체제의 구축을 통해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학술대회가 이러한 과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금융학회의 무궁한 발전과 참석자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