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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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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대 국무총리 취임식 취임사

  • 작성자 : 공보업무담당비서관실
  • 등록일 : 2003.02.27
  • 조회수 : 5586
2003. 2. 27 (목) 제35대 국무총리 취임식 취 임 사 자리를 함께 하신 국무위원과 고위 공직자 여러분, 친애하는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엊그제 노무현 대통령께서 온 국민의 기대와 축하 속에 21세기 대한민국의 첫 대통령에 취임하심으로써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참여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이어서 오늘 제가 참여정부의 첫 국무총리로서 취임인사를 드리면서 아울러 여러분과 함께 새 정부 출범의 각오를 다지는 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무척 영광스럽고 뜻깊게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직 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심사숙고 끝에 이 시대가 저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있다면 그 짐을 결연히 지는 것이 나라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을 천명 으로 알고 살아온 저의 도리라는 생각에, 저의 모든 것을 국회와 국민 앞에 내보이고 그 판단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신뢰하시고 임명동의를 해주신 국회와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면서 모든 정성을 다하여 이 사람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여정부가 지향하는 국정철학과 국정방향에 대해서는 엊그제 취임식에서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피력하신 바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정부 구성원의 역할은 대통령과 새 정부의 국정비전을 국민과 함께 구체화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출범하는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대내외 상황은 매우 어렵고 가야할 길은 멀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핵개발로 인해 한반도가 세계인의 우려 어린 주목을 받고 있고, 경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충격적인 대구 지하철 참사로 우리 국민 모두가 허탈에 빠져 있습니다. 북핵문제는 한미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바탕 위에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성장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경제발전의 새로운 동력과 활력을 찾아내는 노력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안전 위해요소들을 모두 찾아내 하나하나 제거함으로써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아주 시급한 과제인 것입니다. 오직 이것만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취약한 것이 시설물 안전에 국한되겠습니까? 따지고 보면 질보다 양에 치중했던 압축성장시대로부터 물려받은 우리의 모든 환경과 제도와 관행과 의식 속에 국민의 안전과 건강과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현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거품과 취약점을 찾아내 이를 제거하고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양에서 질의 시대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며 참여정부가 추구해야 할 ‘실사구시의 개혁’의 중심과제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변화와 개혁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마음은 개혁에 대한 열망과 함께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저는 변화와 안정을, 개혁과 안정을, 양자택일의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관계로 이해합니다. 안정이 없는 변화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변화가 없는 안정은 무한경쟁시대에서 퇴보를 가져올 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국민이 새로운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혁을 ‘물흐르듯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정부와 공직자가 앞장서서 국민의 불안을 없애고, 국민이 안심하는 개혁, 안정 속의 개혁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안정 속의 개혁’을 이룰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저는 ‘실사구시’의 정신 속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순위를 찾아 후유증과 시행착오를 최소로 줄이는 방향으로, 그리고 선순환의 변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합의 정치, 화합의 행정을 펴나가자는 것입니다. 이념과 정치적 입장, 세대, 지역 구분 없이 모든 국민을 역사의 주체로 인정하고 그 에너지를 결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타와 독선대신 포용과 절충의 지혜를 추구해야 된다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변화는 사회 모든 부분에서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선적 으로 변해야 하는 것은 우리 정부와 그 구성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자 스스로 변해야 시민사회와 시장경제에게 변화를 요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제 정부가 유일한 역사의 주체가 아님을 깨닫는 일입니다. 지난날에는 정부가 자본과 인력을 독점하고 발전을 주도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민사회가 크게 자랐고, 시장경제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이들을 파트너로 삼아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첫 번째 과제는 참여행정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이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국민에게 따라오라고 강요하는 행정방식은 설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국민 모두가 거리낌없이 의견을 정부에 제시하고, 정부는 이를 국정의 전 과정에 반영하는 ‘참여행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부정부패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투명행정을 펼치는 일입니다. 부패는 성장을 저해하고 정의로운 분배를 왜곡시킵니다. 햇빛은 최고의 살균제입니다. 정부의 행정을 유리알처럼 맑게 보이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감시 아래 놓이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투입위주의 행정에서 성과주의 행정으로 바꾸도록 해야겠습니다. 정부는 고객인 국민을 위한 서비스 생산에 전념하고 그 결과에 의해 평가받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국민의 삶과 가까이 가는 현장행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도 됩니다. 아울러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번문욕례를 없애고 거품을 걷어내며 경쟁의 원리를 도입해야 합니다. 부처 사이의 벽을 허물고 협업을 조장해 행정의 시너지를 높이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분권과 자율로 나아가야 합니다. 권력과 정보와 자원의 중앙집중은 중앙에나 지방에나 모두 비경제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지방정부로 이양할 것은 과감하게 이양해야 합니다. 이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와 닿는 생활행정, 현장행정을 강화하는 길이기도 한 것입니다.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국정운영 시스템을 혁신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물려받은 행정제도와 관행이 공고하다 하더라도 공직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노력하면 얼마든지 이를 혁신할 수 있습니다. 4년만에 ‘복마전’의 오명을 서울시로부터 지워버린 서울시 공직자 들의 노력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공직자를 변화에 맞서는 고루하고 완고한 집단으로 보는 시각이 아직도 퍼져있습니다. 흔히 개혁의 우선 대상으로 지목받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러한 시각에 찬동하지 않습니다. 직업공무원 출신인 저는 전쟁의 잿더미에서 우리나라를 경제강국으로 일으키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쏟은 열정과 그 땀을 지금도 긍지를 가지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공직자들은 깨끗하고 우수하며 나라에 헌신할 마음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공직자 여러분,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개혁의 주체로서 다른 어떤 부문보다도 앞장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합시다. 당연시된 잘못된 고정관념은 없는지, 관위주의 편의주의적 관행은 없는지 자기반성을 하고 정부 안으로부터 이러한 구습을 바로잡는 데 힘을 합칩시다. 이러한 국정운영 시스템의 혁신을 추진함에 있어 저는 헌법에 규정된 바 대로 국무총리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다함으로써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 열정을 하나로 모아 모든 국민이 국민된 행복과 보람을 누리는 나라, 그리고 세계에 우뚝 서는 동북아 중심국가로 나아가는 대장정에 하나의 밀알이 될 것을 스스로 다짐해주기 바랍니다. 전국 공직자 여러분의 건승과 분발을 기원해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