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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연설문․메시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회의 』 기조연설

  • 작성자 : 공보비서관실
  • 등록일 : 2005.01.14
  • 조회수 : 5381
2005.1.13(목)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회의 기조연설 < 지구적 관점에서 본 동북아시아 지역 협력 > - 세계 평화 번영의 전제조건으로서의 동북아 평화와 번영 존경하는 박명광 원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반세기동안 세계 체제를 규정하였던 냉전 질서가 해체된 지 십여년이 지나고 지역 협력과 무한 경제 경쟁이 새로운 세계 질서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오늘 열린정책연구원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시장 경제와 자유 무역이라는 큰 흐름 위에서 개별적, 지역적 협력을 통해 서로의 상호의존성을 증대시키고 공동의 번영과 평화 우호 관계 증진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간 FTA가 개별 국가간의 경제적 협력이라면, 1980년대 이후 급증하고 있는 지역 협력 기구들, 즉 NAFTA, ASEAN, 메르코수르, APEC 등이 지역적 협력의 전형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지역 협력체들은 80년대 이전의 지역 협력 기구들, 특히 NATO나 바르샤바조약기구와 뚜렷하게 구별됩니다. 전자가 외교안보적 필요성에 의해 결성된 지역 협력체임에 비하여, 후자는 경제적 번영과 이를 통한 평화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즉, 안보 중심의 ‘구지역주의’를 벗어나 경제 협력 중심의 ‘신지역주의’를 지향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출범은 지역적 협력을 넘어선 지역 통합의 사례로서 매우 중요합니다. 1952년 결성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모태로 하여 1967년 공동시장과 공동 관세 동맹을 축으로 하는 유럽공동체(EC)로 발전한 유럽의 지역협력체는 1993년 마스트리히트 조약 발효를 기점으로 정치·경제·사회적 공동체인 EU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유럽연합은 공통의 역사적 경험과 안보적 이해관계, 그리고 실질적인 경제 협력을 매개로 하여, 구성 국가간의 꾸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하여 축적된 신뢰를 토대로 성공적인 지역 통합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협력체 구성과 운영, 나아가 지역 통합에 하나의 모범적 사례를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역내에 분단국가인 독일이 있었으며 서구와 동구라는 이념적, 체제적 특성이 달랐던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동북아시아 지역 협력에 큰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참석자 여러분! 현 세계 정치경제는 북남미, 유럽, 그리고 동북아시아라는 세 개의 지역을 축으로 상호간의 경쟁과 협력을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들 세 지역은 모두 지역 협력의 양상과 성숙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남미는 미국이라는 정치·경제·문화적 초강대국의 절대적인 영향력과 주도 하에서 지역 정치 경제의 재편성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상호간에 쌓아온 오랜 역사적 동질성과 각 구성 국가간의 정치경제적 평등 관계에 기초해 통합을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동북아시아는, 지역의 축을 이루는 한·중·일 3개국만 해도 2003년 기준 세계 인구의 23.6%, 세계 GDP의 20.9%를 점유하고 있으며, 아직 경제적 발전 정도가 낮은 북한, 몽골과 함께 유럽과 아시아를 지역적으로 아우르는 러시아를 포함시킨다면 정치경제적 역량과 잠재력이 다른 두 지역을 오히려 능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역 협력의 성숙도는 낮은 편이며 지역 협력체 결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초보 단계인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무한 경쟁 체제로 돌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동북아 지역 국가간의 긴밀한 협력이 각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국의 번영과 평화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공동의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인구 13억의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과 세계 최고의 자원 부국인 러시아, 첨단 신기술과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일본과 함께, 우수한 인적 자원과 창의적 활력,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경우 그 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점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동북아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위치는 더욱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실지로 잠재력 면에서는 그 어느 지역에도 뒤지지 않는 ASEAN 및 인도권의 남아시아와 지역적으로 인접하고 문화적으로 밀접하며, 태평양을 가운데 두고 북미와 호주까지 포함하는 환태평양 지역 협력의 핵심축이라는 점에서, 동북아 지역 협력의 진전이 미래 세계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상상을 불허한다고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국제정치의 역사는 우리에게 국가간 상호의존성의 증대가, 비록 국제 평화와 번영을 완전히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국가간의 밀접한 정치·경제적 협력과 문화적 교류는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며, 특히 다수의 국가가 중첩된 지역적 상호의존성을 가지는 경우 역내 국가간 분쟁의 비용을 증가시켜 대화와 타협의 필요성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증진시킨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라 하겠습니다. 더구나 현대의 지역 협력과 지역 통합은 제국주의 시대의 배타적 블록과는 달리 종횡으로 상호 중첩된 지역 협력을 보이고 있으며 동시에 지역 협력체간의 상호의존성 증대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APEC은 그 내부에 NAFTA, ASEAN의 회원국을 포함하고 있으며 메르코수르의 준회원국인 칠레를 비롯한 동북아의 중심 국가 모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ASEAN과 남태평양 포럼 사무국,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어 지역 협력체간의 상호의존성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현대의 지역 협력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초보 단계에 있는 동북아 지역 협력의 진전은 세계 평화와 번영에 직결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으며 특히 참여정부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개막을 국정 지표로 삼아 다각적인 노력을 해 왔습니다. 참여정부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쌓인 확고한 신뢰의 토대 위에서 안보와 경제, 문화 세 분야의 구체적인 과제를 차근차근 진전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안보 분야에 있어 한국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남북간의 교류 확대 및 신뢰구축을 통하여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반도 평화의 직접 당사자로서 미국 및 동북아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올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하여 한걸음 진전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를 역내 평화의 가교로 활용, 장기적으로는 동북아평화안보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역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세계 평화의 일익을 담당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 분야에 있어서도 동북아 역내 거점들간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동북아 개발은행, 동북아 역내 FTA 등 경제협력 프로젝트와 에너지 및 환경 분야 협력의 제도화를 통하여 동북아 공동 번영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공통의 역사를 확립하고 불행한 과거사를 극복하며 상호간의 문화 협력을 활성화하여 동북아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문화적 기반을 확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록 동북아시아 지역 협력에 대한 논의가 아직은 미흡하지만 그 핵심축인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은 유교문화권이라는 공통적인 역사적·문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지역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의의 물꼬를 튼다면 상호간 이해와 신뢰가 빠르게 증진되고, 나아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공동체 건설을 통한 세계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우리는 깊은 숙고와 과감한 행동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많은 토론과 치밀한 계획, 그리고 깊은 신뢰에 바탕을 둔 과감한 실천이 필요합니다. 이번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회의’는 많은 석학들의 지혜를 모아 동북아 지역 협력을 통한 평화와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심도 깊은 토론을 통하여 동북아 평화와 번영, 나아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효과적인 방안을 도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바쁘신 중에도 중요한 회의를 준비해주신 열린정책연구원 관계자 및 주제발표자, 토론자와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