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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역대 연설문․메시지

제주 4.3사건 위령제 추도사

  • 작성자 : 공보비서관실
  • 등록일 : 2005.04.03
  • 조회수 : 5096
2005. 4. 3(일) 제주 4.3사건 위령제 추 도 사 존경하는 제주도민과 국민여러분! 그리고 김두연 유족회장님을 비롯한 제주 4.3 사건 유족 여러분과 내빈 여러분! 우리는 오늘, 57년 전 이곳 평화의 섬 제주에서 희생당하신 많은 분들의 넋을 추모하고 위로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우선 4.3 사건 희생자들의 영전에 깊은 추모의 마음을 바치면서, 삼가 명복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또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만들어낸 상처를 반세기동안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과 제주도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 위원장의 자격으로 그동안 4.3 사건의 진상을 역사에 되살리고 억울하게 가신 희생자분들과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일들을 해 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여러분의 뜻을 받아들여 수형인들을 4.3 사건의 희생자로 결정하기도 하였습니다. 희생자 심사는 현재 3분의 2 이상이 진척되고 있습니다. 빠른 기한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회의를 주재하고 많은 것을 결정하면서 평소 제가 명예 제주도민으로서 제주인들의 아픔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현대사에 묻혀진 제주인의 상처와 아픔은 너무 깊고 커서 그 어떤 위로와 사과의 말도 결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주도와 제주도민은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미래로 가고 있습니다. 제주도민은 지난 1월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선포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섬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제주도민들의 평화 애호 정신의 기저에는 4.3 사건이라는 비극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극복해낸 강인한 의지와 평화에의 바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역사는 현재의 자신을 과거와 미래로 이어주는 긴 동아줄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든, 어느 민족이든간에 역사를 은폐하거나 왜곡하면서 그 아픔을 매듭짓지 않으면 역사의 동아줄은 스스로의 발목을 잡아 미래로의 전진을 방해할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를 분명히 매듭짓고 나아간다면 그 동아줄은 우리를 하나로 묶고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 튼튼한 끈으로 변할 것입니다. 제주 4.3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한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과거 우리의 공과를 바로 함으로써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분들의 충정을 올바로 평가하고 억울한 희생자를 위로하여 진정한 통합의 이루어 나가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제주의 경험은 우리 역사를 재평가하고 새로 쓰는데 하나의 모범이 될 것이라 저는 감히 평가합니다. 역사의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진정한 평화와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곳 4.3 평화공원은 역사의 진실과 화해를 상징하는 평화 염원의 성지가 될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앞으로도 과거 정부들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고 이를 올바로 밝혀내며 공적은 더욱 높이고 잘못은 분명히 사죄하면서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역사 앞에서 진실과 양심을 지켜나갈 것을 당당하게 촉구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여러분은 역사의 아픔을 딛고 평화의 섬, 아름다운 제주도를 가꾸어 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꿈을 가꾸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57년전 먼저 가신 넋들도 지금의 여러분을 보며 자랑스러워할 것입니다. 모쪼록 제주만이 아닌 한반도 전체, 나아가 동북아 전체에 역사의 진실 규명과 이를 토대로 한 화해와 평화의 기운이 가득해 지도록 함께 나서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다시 한번 영령들의 명복을 빌면서 제주도의 앞날에 밝은 미래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