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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연설문․메시지

오백쉰아홉 돌 한글날 기념사

  • 작성자 : 공보비서관실
  • 등록일 : 2005.10.09
  • 조회수 : 4715
2005. 10. 9(일) 오백쉰아홉 돌 한글날 기 념 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과 해외 동포 여러분, 그리고 영예의 수상자와 내외 귀빈 여러분! 올해로 세종대왕께서 ‘백성이 매일 글을 씀에 있어 편안케 하고자’ 훈민정음을 반포하신 지 오백쉰아홉 돌을 맞았습니다. 또한, 오늘은 캄캄했던 일제의 폭압 속에서도 우리의 글과 얼을 지키고자 한글날을 처음 기념한 지 일흔아홉 해가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 국내외 동포 여러분과 함께 한글이 가진 애민의 뜻과 우수성을 기리면서 한글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신 수상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계 어느 나라의 역사를 보아도 지배층의 글이 있음에도 오직 일반 평민을 편안하게 하고자 글을 창제하고 보급한 예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지배층이 일반 평민과 구별하기 위해 언어의 장벽을 세운 예가 더 많다고 하겠습니다. 더구나 한글은 세계 어느 나라의 문자와 견주어도 그 과학성과 실용성이 으뜸가는 글입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언어학 대학도 한글을 세계 제일의 문자로 인정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글의 우수성은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수여하는 문맹 퇴치 공로상의 이름도 ‘세종대왕상’이며 세계 각국의 언어학자들 역시 한글을 인류의 위대한 지적 성취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가 높이 평가하지만 오히려 국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글입니다. 1만 2천 7백 68자의 소리값으로 세계 최대의 소리값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정보화 시대에 가장 걸맞은 문자 체계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우리 한글은 국적 불명의 언어와 외래어의 홍수 속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꽃이 좋고 열매가 많다 하였습니다. 지금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한류의 꽃을 피우고 있지만, 우리 스스로 한국 문화의 뿌리를 튼튼히 하지 않고서는 한때의 유행에 그칠 것입니다. 우리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더 큰 찬사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인의 문화적 뿌리가 깊어야 하며, 그 뿌리의 시작은 바로 우리의 말과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부적절한 언어의 사용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올해 ‘국어기본법’을 제정하였습니다. 국어기본법은 한글의 바른 사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한글 발전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세계화 시대 한글의 위상을 흔들림 없이 하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마음 깊은 곳에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국민 여러분 모두가 한글의 소중함을 깊게 인식하는 일입니다. 한글의 주인은 지식인만이 아닌 국민 모두라는 것을 깊이 자각하는 것입니다. 법률이나 제도는 국민 여러분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것일 뿐이며 우리 한글의 최후 지킴이는 바로 국민 여러분입니다. 국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나라말 사랑과 바른 언어 사용이 바로 우리의 문화를 풍요하게 하고 더욱 아름답게 꽃피운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시고 자라나는 세대가 한글의 자랑스러움을 깊이 간직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내외 동포 여러분! 이번 오백쉰아홉 돌 한글날의 주제는 ‘한글, 미래를 연다’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한글은 정보화 시대, 이동 통신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 체계로서 우리 한국인이 미래 두루누리(유비쿼터스) 시대를 열고 그 주역이 되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남북 대결 시대를 넘어 교류 협력의 시대를 열고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데에도 우리의 말과 글은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남북 경협이 더욱 활성화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다소간 단어의 이질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어와 한글이라는 깊은 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한, 우리 민족이 화합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 세기 우리 민족이 겪었던 온갖 고난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미래를 대비한 시험이었습니다. 이 시련을 넘어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이룬 우리는 다시 한번 민족 문화의 중흥과 발전이라는 큰 과업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이 문화 발전의 중심에 서고, 세계 속의 한국으로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국내외의 모든 분이 더 큰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힘을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오늘 이 자리가 우리 민족 문화의 중흥을 다짐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바라면서, 국민 여러분의 행복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