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1. 2(수)
대통령직속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출범기념식
치 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지난 12년간 우리 국민의 어려움을 풀어주어 왔던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총리실을 떠나 대통령 직속 기구로서 그 위상을 새롭게 하는 날입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지만, 총리로서 별로 잘해주지도 못했던 딸이 잘 성장해서 좋은 가문의 맏며느리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 조금 섭섭하기도 하지만, 대견스러움과 뿌듯함이 앞섭니다. 그동안 노고가 많았던 고충처리위원회 관계자 여러분께 치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한국적인 옴부즈만 제도로서 많은 역할을 해 왔습니다. 1809년 스웨덴에서 헌법적 지위를 획득한 옴부즈만 제도는 국가 기관의 부당하거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국민의 민주적 통제 제도입니다.
우리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94년 창설 이래 14만여건에 이르는 국민의 민원을 처리하면서 국민의 불편함을 풀어주고 아픔을 함께 해 왔습니다.
하지만 행정 각부만을 통할·감독하는 총리실 소속이라는 한계 때문에 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이 제약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대통령 소속으로 위상을 새로이 하는 고충처리위원회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두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위상에 맞는 적극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기 혁신에 힘써 달라는 것입니다. 이번 소속 변경을 계기로 독립법도 마련되었고 조직적 능력도 많이 확충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의 다양한 민원과 의견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며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국민의 민원을 사후에 처리하는 것을 넘어 민원 발생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한 일입니다.
둘째, 국가 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 제도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국가 기관의 비중과 역할이 커지면서 적절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민이 선출한 대표를 통한 민주적 통제도 중요하지만 국가 기관 스스로 국민의 직접적 목소리를 듣고 이를 통해 국가기관의 행위를 통제하려는 의지도 중요합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국가 기관으로서 국가 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실현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번 이전이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세계 일류의 옴부즈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며 오늘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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